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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도 되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살다보면 없어도 괜찮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내가 가진 것들의 90% 이상은 '반드시 있어야 하는것들' 이 아나라 '없으면 아쉬운 것들' 로 채워져 있다.
없으면 아쉬운 것들은 물건, 인간관계, 지나간 시간들의 기억 등이다. 

그러면 내 삶에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버려보면 안다.
사실 실제로 버려보지 않아도 어떤게 버려지고 비워져야 할 것들인지 나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는 잘라내는 일이 어렵지 않다. 고민없이 버리면 된다.
버리고 난 후 살아가는 순간 순간 괜히 버렸구나...하는 후회는 생기지만 내 인생의 경로가 흔들릴 만큼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들. 이런 것들은 절대적으로 내 삶에 필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믿으면 된다.
이렇게 하나 둘 버려나가다 보면 무의미한 것들로 구성된 내 삶에 놀라게 된다. 
그만큼 내가 살아가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들이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어떤것들은 나 스스로도 판단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다. 버리고 난 후 어떤 결과가 돌아올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버리는게 맞는지 잘못된 선택을 하는건 아닌지 스스로 자문해 봐도 답을 얻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알아내기 위해서는 실제로 버려보는 방법밖에 없다.

나 스스로 판단내리기 어려운 것을 버리는건 매우 힘든 일이다.
가장 큰 장애물은 두려움이다.
"이 일은 내 인생에 어떤 의미인가?" 를 끊임없이 자문하게 만드는 사회생활, 조직생활, 생계수단들이 그렇다.
"과연 나는 행복한가?" 를 반문하게 만드는 수많은 관계, 사랑, 우정들이 그렇다.
오랜 시간동안 나를 혼란스럽고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는 많은 것들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마다 나를 가로막는건 어김없이 '두려움' 이었다.
'두려움' 과 마주한 채 집착의 고리를 끊어냈다. 버리고 나니 그것이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리고 깨달았다. 버려보지 않고는 절대로 알 수 없었을 것이란걸.
두려워 했던 만큼 내 삶은 망가지지도 송두리째 흔들리지도 다른 궤적을 향해 나아갈 만큼의 큰 지각변동도 일어나지 않았음에 또 한번 놀랐다. 많은 순간 아쉬움과 후회가 일긴 했지만.
버려봄으로 얻을 수 있었던것은 '두려움' 의 실체가 생각만큼 크지 않다는것이다. 

오늘도 나는 나를 속박하는 '두려움' 에 맞서 집착을 버리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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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트라공 : 그만 가자.
블라디미르 : 갈수는 없다.
에스트라공 : 왜?
블라디미르 : 고도를 기다려야지.
에스트라공 : 참 그렇지.

이것은 희망이다.

에스트라공 : 무슨일이 있었니?
블라디미르 : 아무 일도 아니다.
에스트라공 : 난 가겠다.
블라디미르 : 나도 가야지.

이것은 절망이다.

에스트라공 : 그럼 갈까?
블라디미르 : 가자.
둘은 그러나 움직이지 않는다.

이것은 집착이다.


자꾸만 기다리고 있다는 현실을 망각하는 에스트라공.
끊임없이 기다림을 상기시켜주는 블라디미르.
두 사람이 나의 내면에 있다.

현실과 타협하는 순간이 온다. 절망의 순간이다.
기다림이 의미 없음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단지 집착의 끈을 놓지 못한것 뿐임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헛된 희망을 내려놓고도 떠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다.
필요한건 단 한걸음. 한걸음만 내딛으면 비로소 나에게 진정 소중한 것들이 보인다.
기다림에서 벗어나면 그때서야 보인다.
내려놓고 나면 그때서야 나의 삶이,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이 뚜렷이 보인다.

오지않는 무언가를 기다리는 맹목적인 희망
영영 오지 않을 것이라는 절망
그러면서도 내려놓지 못하는 기다림에 대한 미련.

이처럼 삶은 희망, 절망, 집착의 연속이다.
좌절과 미련속에 무언가를 기다리며 그 끈을 놓아버리지 못하는 것이 우리 인생이다.

기다림을 그만두었을 때 남겨질 공허가 두려워 반복되는 삶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내려놓는다는 것은 이토록 힘든 것이다.
자유로와 지려면 내려놓아야 한다.
그러면 그것이 그렇게 두려운 일이 아님을 깨닫는다.

- 지금을 사는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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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한번 지나간 자리로 다시 불지 않는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고
흘러간 그 시절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듯이
흘러간 삶은 흘러가게 놓아주고
부질없는 후회나 미련은 그만두자.
나를 스친 바람이 흘러가는 곳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나를 비추는 따뜻한 햇살을 어깨에 받는 것만으로도
바람에 일렁이는 파도 소리를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먼저 깨어 아침이 되었음을 알리는 요란한 새들의 지저귐을 들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지금 이 순간 누군가를 생각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벅차게 살아있음을 감사하자.

바람같은 인생을 살아도
빛의 영광은 영원함을 믿으며

- 지금을 사는 나 -


뭘 그렇게 고민하는 거니?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순간이야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 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 바람이야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 보라일 뿐이야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독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돌지 
다 바람이야  
  
이 세상에 온것도 바람처럼 온다고 
이 육신을 버리는 것도 
바람처럼 사라지는 거야  
  
가을바람 불어 곱게 물든 
잎들을 떨어뜨리듯 
덧없는 바람불면 
모든 사연을 공허하게 하지

어차피 바람일 뿐인걸 
굳이 무얼 아파하며 번민하리  
  
결국 잡히지 않는 게 삶인걸 
애써 무얼 집착하리 
다 바람인거야  
  
그러나 바람 그 자체는 늘 신선하지 
상큼하고 새큼한 새벽바람 맞으며  
  
바람처럼 가벼운 걸음으로 
바람처럼 살다 가는 게 좋아  
  
-묵연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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