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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정화시키는 일도 미니멀라이프의 한 방편이다.

나그참파.
전통만큼 깊은 향이다. 
모던한 웜바닐라와는 결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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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동안 몇번의 호흡을 할까?

숨은 삶 그 자체이기 때문에 누구나 무의식 속에서 숨쉬기를 한다. 보통 성인남성의 숨쉬기 횟수는 1분 평균 14회에서 15회라고 한다. 이것은 한 호흡의 길이가 대충 4초 언저리임을 말해준다.


한 호흡을 4초로 셈하면 1시간의 호흡수는 9백회이고 하루의 그것은 2만1천6백회가 된다.
이런 기준으로 70 평생의 호흡수를 계산하면 5억4천4백만회 가량된다. 이것은 결국 호흡기관으로서의 인체의 내구성(耐久性)을 설명하는 근거가 된다. 그러나 사람의 호흡은 항상 일정한 것이 아니다. 빠를 수도 있고 느릴 수도 있다
게다가 사람은 동물 가운데 유일하게 호흡을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고 일컬어진다.
숨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뜻에서 사람이 곧 하늘(人乃天)이란 말도 생겨났다. 사람이 한번 숨쉴때 폐로 들어가고 나오는 공기는 5백㏄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폐의 전체적인 기량(氣量)이나 폐활량(肺活量)과는 구분된다.
폐의 전체적인 기량은 심호흡을 통해서 공기를 폐에 가득 채울 수 있는 극대치를 말한다. 이 수치는 대충 5천7백㏄ 안팎이다. 이에 비해 폐활량은 4천5백㏄ 정도로 계산된다.
극대치 5천7백㏄에서 최대한 숨을 내뱉을 수 있는 한계치인 1천2백㏄를 뺀 숫자가 폐활량이라는 이야기다. 이같은 숫자는 두가지를 웅변으로 설명해준다.
첫째 사람이 아무리 숨을 내뱉더라도 1천2백㏄이 공기는 항상 폐속에 남아있다는 사실이다.
둘째 정상적인 호흡으로는 한계치의 날숨과 들숨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정상적인 숨쉬기는 날숨의 경우 폐속의 기체의 양이 2천3백㏄ 정도 남는 수준에 이르면 들숨이 시작된다.
그리고 들숨은 2천8백㏄의 수준에 이르면 절로 날숨으로 바뀐다. 그러므로 들숨과 날숨의 평균적인 분량은 5백㏄라는 숫자가 나온다.
그러나 의식적으로 깊은 숨을 쉬게 되면 들숨과 날숨의 평균치를 초과하는 숨쉬기를 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곧 폐활량을 제대로 활용하는 숨쉬기인 셈이다. 따라서 건강하려면 자연스럽게 폐활량이 늘어나는 호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기능하는 것이 바로 복식호흡, 특히 아랫배 호흡이다. 아랫배 호흡을 하면 1분에 15회하는 숨쉬기가 쉽사리 5회 정도로 줄어든다. 호흡기관의 내용연수는 절로 늘어나고 장수(長壽)로 이어진다.

무엇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가?

인간의 수명이 정해져 있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평생동안 쉬는 호흡수가 정해져 있다는 말이다. 수명에 주어진 호흡수를 다 소진하게 되면 죽음에 이르는 것이다. 역으로 생각하면 주어진 호흡수를 오래 사용할 수 있다면 수명 또한 오래 간다는 말이 된다.
복식호흡이나 단전호흡을 통해 한번 호흡할 때 걸리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늘린다면 수명 또한 이와 비례해서 늘어나게 된다.
희노애락을 통해 느끼는 놀람, 비통함, 흥분, 노여움, 스트레스 로 인해 호흡은 쉼없이 빨라졌다 느려졌다를 반복한다. 극단적으로 이러한 외부 자극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안정된 호흡을 할 수 있으며 안정된 호흡과 함께 의식적인 호흡의 길이를 늘리면 신체를 이루는 세포의 노화방지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다. 

 Slow life 에서 느리게 살아 간다는 의미는 물리적인 행동의 느림을 뜻하기 보다는 동요없이 평정심을 유지하는 정신적인 느림을 의미한다.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만 감정의 기복에 휘둘리지 않고 살 수 있다.

스트레스의 원인은 대부분 시간의 압박으로 부터 생긴다. 대표적인 스트레스의 근원지인 직장에서 일어나는 스트레스는 직장의 구성원 모두가 얽혀 있는 시간의 압박으로 부터 비롯된다. 정해진 프로젝트 기한, 기한 내에 일을 끝마쳐야 하고 높은 성과를 결과로 만들어 내야 하는 상황이 조직과 협력을 요구하며 서로를 압박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구성원들은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정해진 시간에서 해방될 수 있다면 Slow life 는 자연스레 따라온다. 지나치게 흥분하거나 화를 내거나 불안하고 조급한 마음을 털어버릴 수 있다. 

동물의 수명은 인간에 비해 짧은 편인데 처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공포와 포식자들로 부터 자신을 지켜내기 위해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 예로 야생 토끼는 10여 년을 살 수 있다. 토끼가 수명이 짧은 것은 가장 연약한 동물이므로 목숨에 대한 위협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토끼는 죽음에 대한 공포 때문에 수명이 짧다. 토끼는 한 번에 1초나 2초 밖에 잠을 자지 못한다. 언제 어떤 동물한테 잡아먹힐지 알 수 없으므로 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한다. 토끼는 단 1초도 편안할 틈이 없다. 그래서 빨리 죽는다. 토끼는 천적이 제일 많다. 하늘에는 독수리와 매, 부엉이, 올빼미 같은 것들이 있고 땅에는 뱀, 족제비, 살쾡이, 너구리 같은 것들이 목숨을 노리고 있다.

의식을 가진 인간이 자신을 보호해 주는 환경을 만들고 조절할 수 있게 되면서 얻은것은 다른 종에 비해 월등히 긴 수명이다. 물리적 환경의 보호와 함께 공포로 부터 해방된 인간은 다른 종의 동물들 보다 훨씬 긴 수명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사람 생물학적인 평균 속도는. 시속 약 4km. 동물들과 비교했을 때 매우 느린 속도다. 느린 만큼 오래 산다.
영장류인 인간은 지구상의 포유동물이 살아가는 생애동안 허락된 호흡을 가장 느리게 소비하며 살아간다.
빠른 움직임을 위해 필요로 하는 과호흡과 순간적으로 발산해야 하는 폭발적인 에너지를 최대한 아끼며 사는 보답이다.

인간은 태생부터 배로 숨을 쉰다.

태아는 엄마 뱃속에서 엄마와 배로 이어진 탯줄로 숨쉬며 10개월동안을 지낸다. 하지만 뱃속의 아기가 세상에 나오고 탯줄이 엄마와 강제로 단절되는 순간 부터 얻게 되는 불안과 공포로 인해 가슴으로 숨을 쉬기 시작한다. 흥분하거나 공포에 싸였을 때 호흡이 가빠오고 가슴이 차오르는 숨은 흉식호흡이 고조된 감정과 연결되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갓난 아기를 물에 던져놓으면 절대 익사하지 않는다. 창조되던 순간부터 뱃속의 양수 안에서 배로 숨쉬며 10개월 동안을 살아온 아기가 탯줄이 제거되었다고는 하지만 긴 시간동안 살아왔던 물에 빠져 죽는다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이 것이다. 
수영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이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안다. 유아때 수영을 가르치면 신기하게도 물에 금방 적응한다. 깊은 풀에 던져 놓아도 절대 사고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 수영을 배울때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이 물에 대한 공포이다. 그 공포로 인해 물 속에서 숨을 쉴수 없게 되고 몸이 더욱 경직되고 힘이 들어간다. 결국 물에 가라 앉고 만다. 수영에서 꽤 어려운 것이 잠영이다. 물 속에서 뜨지 않는 일이 오히려 더 어렵다는 말이다. 몸의 각도와 몸에 들어간 힘, 물의 압력과 적절히 균형을 맞춰야만 물 속에서 가라앉은 채 머무를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여지없이 수면으로 떠오른다. 이렇게 어려운 잠수를 수영을 처음 배우는 사람은 힘 하나 안들이고 하니 이 또한 아이러니다. 

배로 숨을 쉬면 가슴으로 쉬는 흉식호흡 보다 몇배 더 긴 호흡시간을 갖게 된다. 복식호흡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생물학적 효과는 이미 많이 증명되었다. 혈압을 낮춰주고, 면역력을 향상시켜주며, 체력을 길러주고, 다이어트 효과가 있으며, 폐를 튼튼하게 해주고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며 긴장을 이완시켜 준다.
하지만 호흡이 주는 더 중요한 효과는 정신적으로 건강에 있다. 질병의 원인이 스트레스나 심리적인 이유로 만들어 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결국 신체적인 건강과도 연결되어 있다. 

호흡의 안정화를 위해서 의식적인 호흡 연습도 필요하지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시간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환경을 확보하는 일이다. 제대로된 환경이 갖춰지지 않으면 아무리 연습과 트레이닝을 하더라도 결국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여기서 말하는 환경이란 시간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여건이다. 외부의 결정에 의해 끌려다니고 맞추어야 하는 시간의 개념이 아니라 완벽하게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우리의 일상은 이렇다.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퇴근시간까지 자리를 지켜야 한다.
정해진 시간에 주어진 일을 처리해야 한다.
가게를 열기 위해 새벽부터 준비를 한다. 
가게를 닫고 나면 그날의 매상을 결산하고 식자재, 상품 구입 등을 계획한다.
사업의 유지에 필요한 수주를 하기위해 오늘도 클라이언트와 약속을 잡는다.
회사가 잘 운영되고 있는지 내부회의에 참석해서 점검해야 한다. 
사업진행에 필요한 결재 사항을 검토하고 승인해 줘야 한다.
일주일간 휴일을 제외한 날들은 이런 생활을 반복해야 한다. 
일년에 정해진 휴무 기간을 제외하고는 나의 모든 시간은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내 마음대로 컨트롤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다.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시간의 확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환경을 바꾸는 것 밖에 없다. 지금 처한 환경에서 어떻게 환경을 바꿀 수 있을지 방법을 찾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시간의 칼자루를 내가 잡지 못하는 한 영원히 시간의 압박과 외부 자극에 과호흡 하며 결정된 삶을 살 수 밖에 없다.
숨쉬는 것처럼 간단하고 쉬운일 조차도
절대로 내맘대로 쉽게 바꿀 수 없는 일임을 자각하라. 
이것을 자각하지 못하면 나의 삶도 달라질 일이 없다.

- 지금을 사는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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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을 즐기기 시작한지 15년이 넘은 것 같다. 줄곧 미니멀 캠핑을 추구해 왔지만 어쩔 수 없이 여느 사람들과 똑같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소소하게 시작해서 과하게 부풀려 졌다가 다시 경량화 되는 과정을 마치 인류 역사가 되풀이 되듯 반복되었다.

달랑 3인용 텐트인 Vango Banshee300 하나와 코펠, 버너만 가지고 시작한 캠핑 라이프. 그때는 집을 벗어나 내가 원하는 곳 어디든 자리를 잡고 자연의 품에 안겨 힐링의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 들이었다.

욕심이 생겼다. 좀더 크고 설치하는데 좀더 쉽고 편한 텐트를 샀다. 지금은 단종 된 모델인 Vango Airbeam Infinity400. 에어빔 구조로 펌핑만으로 설치되는 초간단 4인용 거실형 텐트.

집이 커졌으니 가구도 많아졌다. 퀸사이즈 에어베드를 놓고 잠을 자고, 캠핑용 키친세트와 테이블, 릴렉스체어, 전기 사용을 위한 릴케이블, 조명등, 동계캠핑을 위한 난로를 비롯한 각종 난방도구들, 화로대와 장작불 준비, BBQ 장비와 숫불, 대형타프, 영화감상을 위한 빔프로젝터, 스크린까지. 점점 짐 속에 묻혀가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장비들을 차 한가득 싣느라 캠핑을 떠나기 전에 이미 녹초가 되고 아무리 설치가 쉽다고는 하지만 풋프린트 깔고 펌핑질하고 타프폴 세우고 팩다운 망치질과 에어베드 펌핑질, 야전침대 설치, 의자 테이블 설치, 전기 끌어오고 조명설치로 리빙공간을 채우고 나면 이어지는  옥외공간 구성. 빔프와 스크린 설치, 화로대와 장작 놓고 불 붙이기, 고기 구울 숯 달구기까지 허리가 휘도록 그야말로 쌩 노가다를 끝내면 기진맥진이다. 겨울에는 등유난로를 피워 미리 텐트 내부를 따뜻하게 해 놓아야 잠을 잘 수 있으니 밤을 보내려면 잠시도 쉴 수 없다. 막일을 마쳤으니 배가 고프다. 살림살이가 커지니 먹거리도 거해진다. 고기와 야채, 반찬, 찌개, 새우, 소시지, 가래떡, 고구마, 옥수수 구이. 와인에 맥주까지. 야채 씻고 식자재 다듬고 준비를 마치면 지지고 볶고 배가 폭파 직전, 음식이 목에 차기 직전까지 먹고 마시고 나서 이어지는 설겆이 미션. 장작불 피워 불멍 한두시간 하고나면 지쳐 쓰러질 듯. 밤새 비라도 올라 치면 철수는 더 어려워지고. 영사기 되돌리듯 설치했던 역순으로 모든것 패킹하고 쓰레기, 잿가루 처리까지 해야 마무리일것 같은데 두어시간을 운전하고 돌아오면서 자주 할 짓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노역에 질려 짐에 치여 점점 캠핑 횟수가 줄어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힐링이 되질 않는다...

덩치를 줄이기로 마음먹었다. 초심으로 돌아가 원래 하고자 했던 미니멀 캠핑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리빙쉘 장비들을 창고에 고이 모시고 다시는 돌아보지 말자 다짐했다. 그런데 큰 집에 살다가 작은 집으로 옮기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큰집살이 하면서 누렸던 편안함의 유혹을 떨치기가 어렵다. 이미 안락한 캠핑생활에 길들여져 덩치만 줄였지 그때 그 편의성을 버리고 싶은 생각이 좀처럼 들지 않아 매 순간 지름신과의 싸움을 해야했다. 비워야 할 판에 더 채우려 드는 상황이 당황스러웠다. 

꼭 필요한 장비 목록을 작성했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은 과감히 필요없는 것으로 취급하기로 기준을 세웠다. 가장 먼저 나의 캠핑 스타일을 확실히 해야 했다. 어떤 스타일의 캠핑을 원하는가?

첫째, 떠나고 싶을 때 부담없이 떠나고 싶다. 
둘째, 야영지 장소에 제약을 받고 싶지 않다.
세째, 이동하고 싶을때는 언제라도 쉽게 떠나 돌아다니고 싶다.
네째, 자연을 즐기는데 집중하고 싶다.

첫째, 떠나고 싶을 때 부담없이 떠나자.
준비 없이 떠나려면 최소한의 장비가 항상 준비된 상태여야 한다. 가능한 방법은 무엇일까 많은 고민을 했다. 카라반을 구입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카라반은 캠핑에 필요한 편의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어서 그야말로 몸뚱이 하나만 차에 싣고 출발할 수 있다. 
카라반을 운전하려면 자격증이 필요하다. 출캠을 하지 않을 때 정박해 놓을 장소가 필요하다. 높이 제한이 있는 지하 주차장에는 출입이 어렵다. 경관이 좋은 장소는 약간의 오프로드를 거쳐야 하며 카라반을 사이트까지 근접해서 정박시킬만한 넒은 장소가 많지 않다. 운행속도 제한이 있다. 수천만원대의 구입비용이 들지만 평소 자가용으로 활용할 수 없다. 구입비용 2천만원이라고 보수적으로 가정하더라도 예약제 캠핑장 가격이 5만원 수준이므로 약 400회, 매주 1회씩 꼬박 8년동안은 꾸준히 캠핑을 다녀야 구입에 의미가 생긴다. 주차비용 또한 장기주차로 한달 10만원으로 계산해도 8년이면 960만원, 통행료, 자동차세, 유류비 등 카라반에 적용되는 추가비용들 까지 포함 한다면 유지비용으로 추가로 약 천만원 정도 부담이 예상된다. 이처럼 제약사항도 많고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패스. 차라리 필요할 때 한번씩 대여해서 캠핑을 하는게 낫겠다.

둘째, 야영지 장소에 제약을 받고 싶지 않다.
유료 사설 캠핑장은 대부분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대부분 가족단위 캠퍼들이 편하고 안전한 캠핑을 찾다보니 오토캠핑장에 유독 가족단위 캠퍼들이 많다. 심하게 협소한 개별 사이트가 아니어도 시끄럽고 혼잡하다. 넓은 평지를 조성해야 해서 강이나 호수등 경관이 수려한 장소에 직접 접해서 위치하기가 어려워 대부분 숲속, 공원, 유원지 등에 부속으로 위치하고 있다. 
사전예약의 불편함, 원하는 경관이 아닌곳, 시끄럽고 복잡한 환경 등을 감수하고 얻을 수 있는 편리함은 전기, 화장실, 샤워실, 개수대, 편의점이다. 편리함을 포기한다면 정말로 캠핑다운 캠핑을 즐길 수 있다. 흔히 말하듯이 편하고 싶으면 팬션이나 자연환경 좋은 호텔에 묵으며 여행을 하는 것이 훨씬 낫다. 캠핑은 숙박시설을 이용한 여행에서는 할 수 없는 자연속에 직접 묻혀 자연을 몸으로 느끼며 보내는 시간을 향유할 수 있다는 데 차별점이 있다. 강가에서 불어오는 바람, 햇빛, 물소리, 새소리, 하늘의 은하수, 밝은 달빛, 우중캠핑때 빗소리, 눈꽃 등을 직접 느끼며 그 속에 머무를 수 있어 좋은 것이다.
장소에 제약을 받지 않는 캠핑은 결국 오지를 찾아 가야 한다.
나만 알고 있는 오지캠핑 사이트 들은 어느정도의 오프로드 구간을 통과해야 한다. 새로 개척하는 사이트 들에도 걱정없이 진입하고 빠져 나올 수 있어야 한다. 바닥 조건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고 자갈이나 모래 지형으로 패킹이 어려운 곳도 많다. 나무가 적어 그늘이 없는 곳도 많다.
이런곳에서 장소의 악조건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루프탑 텐트를 고려해 보았다. 차를 세우고 간단히 들어올리는 작업만으로 지붕위에 텐트를 펼 수 있다. 어떤 지형의 바닥이건 상관없이 잠자리를 만들 수 있다. 잠자리만 고려한다면 기동성 면에서는 최고의 수단이다. 하지만 루프탑 텐트를 사용할 때는 캠핑 스타일을 2가지로 구분해야 한다. 루프탑은 순수하게 취침 용도로만 사용한다. 이와 함께 별도의 지상에서 리빙공간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간단한 타프설치나 어닝을 이용한다면 쉽게 원하는 사이트 구축이 가능할 것이다. 대신 동계캠핑때 불리한 점이 있다. 지붕위에 텐트가 설치되어 극동계 야간에는 추위에 취약하다. 지상 리빙공간과 사다리로 오르내리는 번거로움이 있다. 한두번 오르내리면 내려오지 않거나 올라가지 않고 싶게 된다. 차의 선루프를 덮는다. 루프탑 캐리어로 인해 차량 전고가 높아져 층고가 낮은 지하주차장이나 쇼핑몰, 백화점, 기계식주차 등의 제한높이에 걸리는 경우가 있다. 텐트 이외의 장비는 차에 별도로 실어야 한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캠핑중 잠시 차량을 운행 해야 할 필요가 생기면 텐트를 접어야 한다. 인근 마트나 매점, 원거리 화장실 등을 다녀올 필요가 있을 때 텐트를 접고 다녀와서 다시 펼쳐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런 불편을 없애려면 잠자기 전까지는 텐트를 펼치지 않고 순수하게 잠자리 용으로만 쓴다면 되겠다. 잠자리 용으로만 사용하기에는 설치에 필요한 루프렉 추가, 항시 지붕에 달고 다녀야 하는점, 텐트의 비용 등이 너무 비싸다. 이 정도 비용이면 최고급 쉘터를 구입해서 지상 리빙공간과 수면공간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금액이다. 굳이 지붕위에 이정도 활용도의 비용을 투자할 필요도 없고 편리하지도 않다.
루프탑텐트의 제약사항들을 해결할 방법으로 카고트레일러를 고려해 보았다. 차량 뒤에 체결하여 필요시 체결만 하면 언제든 원할 때 떠날 수 있다. 모든장비들을 카고에 실어 놓고 장비를 번번히 운반 할 필요도 없으니 좋다. 트레일러 위에 루프탑 텐트를 설치하면 루프탑텐트가 가진 문제들을 해결 할 수 있다. 정박시에는 차와 분리하여 놓으므로 차량이동 필요시에도 문제없다. 해답을 찾았다.

셋째,  이동하고 싶을때는 언제라도 쉽게 떠나 돌아다니고 싶다.
카고트레일러+루프탑텐트 라면 언제든 가능하다. 철수도 간편하니 접고 떠나는데 부담이 없다. 

네째, 자연을 즐기는데 집중하고 싶다
여기까지 생각하고 원점으로 다시 돌아가 보니 장비를 줄이겠다던 생각은 온데간데 없고 잠자리며 주방세트와 전기시스템까지 모두 갖춰 럭셔리한 캠핑을 하겠다는 생각이다. 짐이 많아지면 이동이 편하건 잠자리 구축이 편하건 아무래도 손이 많이 간다. 덜어내고 내려놓는게 참 힘들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겠다.

여러 고민 끝에 이상의 조건을 충족시켜는 것이 요즘 유행하는 차박이 딱이다 싶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조사에 들어간다. 
크게 의, 식, 주 로 나누어 생각해 보았다. 유행처럼 하고있는 차박 도킹텐트는 사절이다. 도킹텐트를 사용하느니 차라리 자립형 쉘터를 사용하겠다. 하지만 쉘터 구축도 설치와 철수에 자유롭지 못하다. 스텔스 차박이 이 모든것을 털어낼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잠은 잠잘 때 텐트를 설치하거나 차에서 자면 된다. 요리와 식사도 차에서 할 수 있다. 날이 좋을 때는 간단히 의자와 테이블만 놓아도 된다. 햇빛이 뜨거울 때는 차를 움직여 그림자를 만들면 된다. 바람이 많이 불때는 차안으로 들어가거나 한면을 차로 막고 두면을 타프로 바람막이를 형성하면 전면 개방을 통해 경관을 볼 수 있다. 
동계 난방은 루프탑이건, 카고트레일러건 도킹텐트를 사용하건 동일하게 필요하다. 공간규모가 커지면 난방용량도 커져야 한다. 점점 많은것들이 필요하게 된다. 미니멀캠핑은 장비와 공간, 안락함에 대한 유혹과의 지속적인 싸움이다.
이럴 때 언제나 뒤를 돌아본다. 초심을 생각한다.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캠핑이 어떤 것이었는지 되새겨 본다. 이 작업을 부단하게 하지 않으면 SNS에 도배되어 있는 장비소개 동영상들에 빠져 나도 모르게 그려보지 않았던 캠핑생활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일단 장비를 구입하게 되면 장비가 스타일을 잠식한다. 장비에 맞춰 캠핑스타일이 따라가게 되고 장비에 맞는 장비를 또 구입하게 되고 장비가 장비를 낳고 그렇게 지름신과 함께 장비무덤에 묻히게 될 것이다.

자연을 즐기는데 집중하려면 최대한 자연에 가까이 가야 한다. 산이라면 숲속이나 바위, 언덕, 계곡 (여름 우기에는 계곡 정박은 위험하다) 에서 정박하게 되고 강이라면 강물이 발끝에 찰랑이는 위치를 찾아야 한다. 호수일 경우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산 정상이나 호수물에 발을 담글 수 있는 거리까지는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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