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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 사용해 보니 은근 부실하다.
첫째, 무게가 너무 무겁다. 크기는 160 x 290 x 30 인데 재질이 PP 라서 부피에 비해 꽤 무겁다.
둘째, 높이가 너무 낮다. 140 mm 로 거의 바닥에 앉는 수준이다.
세째, 조립시 단단히 체결되지 않고 흔들린다. 설명서 상으로는 내하중 95kg 라고 되어 있으나 체결이 완벽히 되지 않아 흔들림과 좌굴이 일어나 자칫 무너저 내릴것 같이 불안하다.
네째, 디자인이 너무 직설적이다. 촌스러움의 극치다. 가지고 다니기 창피하다.
다섯째, 제품의 핵심은 본체가 아니라 응고제에 있다. 응고제와 친환경 비닐백, 밀봉용 비닐백만 있으면 본체는 사실 어떤 방식의 것으로 대체해도 상관이 없다.
(응고제 성능은 항상 궁금했던 점인데 귀차니즘으로 인해 테스트를 해본적이 없었다. 테스트 결과 900ml 의 물이 젤 형상으로 완전히 변하기 까지 약 3분 30초 정도가 소요되었다. 훌륭한 성능이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제품의 핵심내용을 제외하고 본체를 좀더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

본체 대용으로 사용할 장비중 선물로 받았던 휴몬트 폴딩 미니의자가 떠올랐다. 헬리녹스 체어를 구입한 후로 거의 사장하다 시피 한 물건이다. 가볍고 작아서 휴대하기 좋은 제품이지만 낚시의자 형태라서 그다지 편안하지는 못해 본의 아니게 뒷방 늙은이가 되어버린 물건. 놀고 있는 장비를 적극 활용키로 결정했다. 개량작업이 필요하다.

Product : Humont folding mini chair
Size : 230 x 230 x 270H
Weight : 300g under
Fabric : 코듀라 원단
Frame : 두랄루민 7075

프레임은 두랄루민으로 경량성을 확보했고 시트는 코듀라 원단으로 강한 인장력과 립스탑이 구현되어 있는 직물이다. 시트를 가공하여도 여백을 어느정도 남긴다면 네 모서리의 보강철물과 함께 착석 성능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좌석 높이는 270 mm 로 이정도면 앉았을 때 크게 불편함이 없다. 
접었을 때 70 x 70 x 330H 로 배낭 사이드포켓에 쏙 들어간다. 휴대성도 좋다. 


before after

Frame 에서 시트를 분리하여 각 변 20 mm 의 여유를 두고 원형으로 도려내었다. 
시트의 잘라낸 단부에는 사용하지 않고 굴러다니던 웨빙스트랩을 바이어스테이프로 사용하여 세줄박음을 하였다. 튼튼해야 하니까.
실 색깔은 시트와 프레임 칼라에 맞춰 연한 하늘색을 선택했다.
시트의 중앙부를 비워 냈지만 코듀라 원단이 역시 한몫을 한다.
앉아보니 전혀 흔들림이 없고 엉덩이 부분이 원형홀에 걸쳐져 오히려 편안함이 더해졌다.
이 정도면 의자와 휴대용 화장실 본체 대안으로 겸용 할 수 있곘다.
변기로 사용하지 않을 때는 비닐만 걸어서 간이 쓰레기통으로도 활용이 가능할 것 같다.
휴대용 세면대로 활용해도 좋을듯 하다. 750H 정도를 확보하려면 약 480H 받침대가 필요하다. 테이블 위에 올려서 사용하면 어느정도 높이가 확보 될 것 같다.
등산스틱 거치대로도 사용하면 좋겠다.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지만 우천 시 급하면 거꾸로 머리에 써서 도롱이 대용으로도 사용해 볼까? ㅋ

의자에 구멍 하나 뚫었을 뿐인데 활용도가 무궁무진하게 늘어나고 있다. 
어쩐지 뒷방 늙은이에서 최애 아이템으로 거듭나게 될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랄까.

아무튼 의도 했던대로 깔끔하게 마무리 되었다.
무게는 줄이고 안정감과 편리성은 높였다.
기능 또한 의자 단일 용도에서 다양한 용도의 가능성을 확보했다.
심플한 디자인으로 사용하기에도 기분좋은 제품으로 바뀌었다.
대 성공!!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들을 보면 내가 필요한 용도에 완전히 부합하는 상품을 찾기는 힘들다. 오히려 불필요한 기능들로 인해 가격만 부풀려져 실용성은 오히려 마이너스다. 잘 만든 제품도 내가 원하는 어딘가가 꼭 한두가지씩 아쉬운 점이 있다.
내가 필요한 용도에 맞게 직접 개량하여 사용하는 것 만이 나만의 상품을 갖기 위한 최선의 길이다.

- 지금을 사는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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