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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생활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조직 내에서 상사와 부하직원 간의 가치관 차이로 인한 소통의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젊은 신입사원들이 가진 가치관이나 라이프 스타일을 기성 세대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이유다. 시대를 거슬러 보아도 어느 때나 기성세대와 신세대 간의 세대 차이는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였다. 단지 세대차이의 격차가 점차 커지고 있으며 연령의 차이도 날이 갈수록 범위가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불과 10년 전 즈음만 해도 열살 차이의 나이와 경험은 어느정도 묻어가며 융화될 수 있는 범주였지만 지금 10년의 차이는 거의 딴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라고 보일 정도로 그 생각과 가치관이 다르다. 따라서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기가 점점 어려워져 간다. 
기성세대를 비꼬아 '라떼세대' 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다. 불과 서너살 차이만 나도 이제는 자칫하면 꼰대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서로가 세대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는것은 아니다. 열심히 서로의 세계를 이해하고 관심을 가지려 애쓴다. 하지만 노력만으로 모든것을 해결 할 수는 없다. 극복하기 힘든 일도 있다. 이 시대는 세대간의 이질문화를 이해한다는 것이 마치 생소한 이국 문화를 이해하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 되었다.
기성 세대는 기성세대 대로, 신세대는 신세대 대로 서로 다른 세대를 이해하려 하지만 취향이나 행동방식, 인생의 목표, 삶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 처럼 인생의 근본적인 부분에 접근하는 방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사실상 서로를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요즘 젊은것들은 말야....", "나때는 말이야....", "우리 꼰대는 말이야...." 식의 대화를 들어보면 세대간의 차이가 얼마나 다른 궤도 위에서 움직이고 있는가를 실감할 수 있다. 

최근 뉴스와 기사들을 통해 '디지털 Z 세대' 로 불리우는 요즘 젊은 세대에서 나타나는 '콜 포비아' 라는 주제로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는 것을 종종 접한다. 인터넷에 '콜 포비아' 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면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들이다. 검색된 내용의 제목들을 살펴보자. 

대면만큼 '통화'도 두렵다… '콜 포비아' 호소하는 젊은이들
사소한 통화조차 두려워하는 '콜 포비아' 아시나요
[밀레니얼 시각] 콜 포비아에서 대화 포비아로
비대면 시대, 전화 꺼리는 '콜포비아' 급증세
콜포비아(Call Phobia 전화공포증)의 원인과 극복방법
디지털 세대의 '콜 포비아(Call phobia)' 해결 방안

제목만으로도 콜 포비아란 현상이 상당한 문제성을 지니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마치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심각한 문제에 빠져있다는 듯이 떠들고 있다. 
언텍트로 인한 비대면을 넘어 통화조차 꺼리는 젊은 세대의 문제가 심각하고 이것이 극복되어야 할 문제이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은 어떤것들이 있는가 라는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타이틀은 다르지만 내용은 신문사 일간뉴스처럼 대부분 빼다 박은 내용들 뿐이다. 
'콜 포비아' 라는 단어로 규정짓는 단어 자체가 부정적인 문제의식을 내포하고 있다. 

젊은 세대가 정말로 사람들을 만나기를 꺼려할까? 대인기피 와 비슷한 의미로 불리우는 이 현상에 대한 해석이 과연 옳은 것일까?

내가 아는 젊은 세대들의 삶은 기성세대들이 위에서 떠들어 대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어울리기 좋아하고 매우 건전하며 건강하다.
코로나 시대에 언택트 문화가 원인이라는 것도 사실무근이다. 내가 알고 있는 지금의 젊은이들은 어린시절 부터 그렇게 자라왔고 그것이 전혀 문제로 보이지 않았다. 새로운 신세대의 분류로 붙여진 '디지털 Z세대' 는 이미 그런 모습이었고 지구상에 불어닥친 재난에 영향받아 생겨난 부정적인 현상이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원래 그렇게 자라왔고 그런 환경에서 매우 익숙하지만 그들 나름대로 아무런 문제 없이 서로 소통하고 살아가고 있다. 
'콜 포비아' 라는 말은 젊은 세대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거나 알지못해서, 또는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아 못마땅해 하는 기성 세대의 시각으로 만들어낸 거짓현상 이다.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대면을 두려워하거나 전화통화를 피하는 세대가 절대로 아니다. 어떤 면에서는 기성 세대보다 더 적극적이고 솔직하며 예의 바르다. 정말로 대면이나 전화를 통해 진상짓을 하는 사람들은 7080세대에서 훨씬 많다. 

젊은이들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그들이 마치 대면이나 통화를 피하고 두려워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왜냐하면 아저씨 아줌마들 눈에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이니까. 단지 그것 뿐이다. 자기가 이해할수 없고 모르는 현상이 자기의 잣대로 보아 다르면 문제가 있다는 식이다.
정말로 심각한 문제는 사회적 변화와 현상을 따라잡지 못하는 기성세대의 삐딱한 색안경이다.

젊은이들의 소통방식은 그들끼리 편한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무섭고 두려워서가 아니라 그게 편해서 그렇게 하는 것 뿐이다. 더 신속하고 더 자유롭다. 구속하지 않고 배려하려는 의식조차 잠재되어 있다. 실시간으로 무언가를 확인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기성세대 식의 불안증과 조급증이 더 심각한 문제다. 젊은이들의 소통방식 안에는 그들만의 이해방식도 다르다. 마침표 갯수 만으로도 감정을 표현하고 미세한 단어나 문장의 길이 만으로도 상당히 정확한 감정을 주고 받는다. 기성세대가 죽었다 깨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밝고 건강한 우리의 젊은이들을 사회적 문제인 양 '콜 포비아 세대' 로 몰아가는 기성세대는 스스로를 돌아보길 바란다.
현 시대에 우리 사회를 염려스럽게 만들고 있는 건 오히려 '콜 포비아 세대' 를 걱정하는 기성세대 이다. 
멀쩡한 우리 젊은이들을 문제아로 몰아가려는 당신들이 정말로 더 심각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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