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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을 하는 중에 해가 노을을 남기고 지고 있다. 

채 어두워지지 않은 하늘 아래 벌써 휘황하게 밝혀진 도시의 불빛이 가득하다. 눈부신 야경에 걸음을 멈춘 채 넋을 잃고 한참을 바라 보았다.

 

사위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고 밝았던 해가 산 너머로 숨어드는 시각.

이 시간의 어스름한 느낌이 너무나 좋다.

작은 바스락거림 하나까지 산의 모든것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처음 산에서 어둠을 만났을 때는 두려움을 느꼈다. 마음이 급해지고 서둘러 내려가야 한다는 마음만 급했다.

이제는 산에 어둠이 내리는 시간을 좋아한다. 다른 세상처럼 고요해지고 작은 움직임, 소리들이 선명해진다. 낮과 밤이 교대를 하는 중간의 몽롱한 느낌이 신비롭다.

밝은 빛이 완전히 사라지고 은은한 달과 별들의 빛이 내리는 때까지의 변화를 여유롭게 느끼는 일은 산을 찾아 얻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두려웠던 것들이 친근하게 변할 수도 있다고..

산은 나의 삶에 많은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

 

- 지금을 사는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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