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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6 - [Philosophy] - 미니멀라이프를 찾아서 - 실천편

나 자신에 대해서 "나는 이러이러한 사람이야" 라고 스스로를 지칭하며 규정짓고 싶은 심리가 있는 듯 하다. 왜일까?

참으로 빈약한 자기연민의 모습이다. 스스로를 '미니멀리스트' 라고 칭하며 가지고 있는 물건을 줄이고 사이즈를 줄이며 뿌듯해 한다. 그러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을 미니멀리스트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자신을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이미지메이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진 것 없는 사람의 허세고 자기 합리화다. 없는 형편에 절약도 되고 좋단다. 없는 사람은 물욕이 더 강하다. 사실 미니멀 라이프는 가진자들의 배부른 향유의 소산이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자신을 과시하기 위한 또다른 방편이다. 부를 누려 보았으나 행복을 찾을 수 없었던 이유로 무소유 속에서 행복을 찾으려는 시도였다. 

 

들고 있는 것을 내려놓는 것은 인류가 오랜 세월동안 찾아왔던 행복으로 가기위한 방법이다. 집착과 욕망에서 벗어나기 위한 사고의 결과이다. 선택과 집중의 방향을 어디에 둘 것인가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비운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 중에 가장 쉬운 것이 가지고 있는 물건을 줄이는 일이다. 버리던가 사지 않던가 하면 된다. 가지고 있는 멀쩡한 물건들을 버리고 최소한의 것들만 소유하면서 불편을 자처한다. 다운사이징한 물건들로 대체하는 이상한 짓을 하고 있다. 그렇게 하면서 온갖 자기합리화를 시작한다. 경제적인 면에서 좋고 환경보호에도 기여하고 단촐한 공간이 주는 여유로움으로 심리적 위안을 얻는다면서.

없어서 못사는 건가 얼마든지 살 수 있는데 안사는 건가? 지금까지 환경보호 운동이라고는 적극적으로 해본적도 없는, 기껏해야 정책에 따르는 수동적인 참여자가 갑자기 열렬한 환경운동가라도 된것일까? 물건을 줄여서 만든 환경이 정말로 좋은가? 무엇을 가지고 있고 무엇을 버리고 있는가? 남기고 버리는 일로 또다른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는 않는가? 그래서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한가?

가지고 있는 물건을 줄였다고 나의 삶은 과연 행복해 졌는가? 불편과 소유하지 못한 욕구불만으로 의기소침해 지지 않았는가?

 

내가 나를 미니멀리스트라고 규정짓기 위해 참으로 많은 생각이 필요하다. 그저 나의 삶에 있는 군더더기들을 내려놓고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살아가면 될 것을 왜 이런 번거로운 과정을 겪고 있는지. 애써 나를 어떤 존재로 규정짓고 나서 지켜야 할 규범을 정해놓고 지키지 못하면 자책과 죄의식마저 느껴야 하는 상황이 진정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인가. 내목에 나자신이 스스로 굴레를 씌우고 옭아매는 일은 전혀 행복하지 못하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단순함은 궁극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화려한 장식과 포장은 세기말적인 현상이었다. 로마시대 사치스런 목욕문화가 극에 달하고 난 후 시대는 저물었다. 인류의 선호하는 패턴이 어떻게 변모해 가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다.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을 거쳐 미니멀리즘이 태동하였다. 탐욕과 과시욕에 물든 후 정화작용으로 나타나는 모습이 불필요한 장식을 벗겨내고 최소한의 필수요소만 갖춘 형태로 나타났다.

나는 미니멀리스트도 아니고 뭣도 아니다. 그저 나를 지배하는 혼돈과 복잡함에서 벗어나고 싶을 뿐이다. 내가 가진 집착과 욕망을 내려놓고 자유로와 지고 싶을 뿐이다. 

 

- 지금을 사는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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