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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계획과 관련하여 사전에 이해해야 부분이 있다. 국내의 교통법규와 사회적 관습법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이를 이해하지 못한 주차장을 계획한다면 여러가지 불편한 상황들이 연출될 있으므로 계획을 하는 사람들은 숙지해야 것이다.

한국의 도로교통법 차량은 우측통행을 해야 한다. 우측 통행 기준으로 우리가 일상 생활을 영위하는 동안 삶의 많은 영역에 영향을 끼친다. 좌측통행을 하는 나라에 방문했을 상당한 혼란을 겪는데 이는 단순히 통행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보행과 움직임들이 모두 이와 연관되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순간 완전히 역방향으로 움직이는 다른 나라에서 나라가 돌아가는 방향과 역방향으로 돌아가려고 하다보니 적응하지 못하고 혼란스럽고 당황스러워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인간에게 왼쪽 오른쪽의 개념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방향에 대한 규범이 인간 행태를 규정짓기 때문이다.

 

내가 사는 에서야 맘대로 왼쪽으로 다니건 오른쪽으로 다니건 문제 것이 없다. 손잡이가 좌측에 달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열고 들어가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열고 들어가건 누가 간섭할 일이 없다. 거실의 소파를 향해 걸어가는데 거실의 좌측으로 가건 우측으로 통행하건 또한 문제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일단 대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 왼쪽과 오른쪽이 홍해 바다 처럼 엄격하게 갈라지는 기적을 경험하게 된다. 보도에서 사람들은 오른쪽으로 걸어 다니고 자동차 들도 오른쪽 차선으로 굴러 다닌다. 출입문도 들어가는 문은 오른쪽이고 나오는 문은 왼쪽이다. 에스컬레이터도 올라가는 쪽은 오른쪽이고 내려오는 쪽은 왼쪽이다. 심지어 작은 엘레베이터의 버튼 조차도 오른쪽에 설치되어 있다. 무빙워크가 왕복 방향으로 설치되어 있다면 당연한 것처럼 우측 통행의 원칙을 성실히 지키고 있음을 발견 있을 것이다. 우측 통행 세상에서 살다보니 왼쪽이 마비되어 가는 느낌이 정도이다.

 

보행자 뿐만 아니다. 차량 또한 마찬가지이다. 신호등도 오른쪽 차선으로 차가 다니니 당연히 오른쪽에서 오는 자동차를 마주보는 방향으로 설치가 된다. 오른쪽으로 운행하다 보니 왼쪽으로 가려면 교차로를 거쳐야 한다. 좌회전 신호를 기다렸다 진행하지 않으면 반대편에서 달려오는 직진 차량과 부딪히는 불상사가 일어날 것이다. 왼쪽으로 돌지 않으려면 P 턴을 하는 방법도 있다. 오른쪽으로 돌고 돌고 돌면 좌회전을 안하고 왼쪽방향으로 진행할 있다. 이러한 불편을 없애기 위해 정부는 고가차도를 건설한다. 교차로에서 대기 시간을 줄여주기 위해서인데 그래서 고가차도는 순전히 좌회전 차량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홍콩이나 일본처럼 좌측통행이 시행되어 운전석이 우측에 달린 나라에서 택시를 타거나 조수석에 앉아 차를 얻어 타고 다닐 신호없이 좌회전을 하면 나도 모르게 브레이크를 밟는다고 다리에 힘이 들어가는 경험을 한번 쯤은 해봤을 것이다.

 

차량의 우측 통행은 상권의 형성에도 영향을 준다. 교통 통행량이 많은 측면으로 상업시설이나 주유소 들이 자리잡게 된다. 도로를 중심으로 좌측과 우측의 지역이 분리되는 경우를 종종 발견할 있다. 철로를 중심으로 한쪽은 활성화 되고 한쪽은 상대적으로 낙후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땅을 때도 철로, 고속도로, 고가도로 등이 가로질러 가고 있다면 어느 쪽이 발전 가능성이 있는지 반드시 한번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재미 있는 사실은 이런 교통관련 인프라 시설들은 왼쪽과 오른쪽이 어느 쪽이라고 단정 지을 수가 없다. 교통량이 많은 쪽으로 편중되어 시설들이 자리를 잡게 되고 반대편은 상대적으로 낙후된다. 도시계획으로 조성된 신도시 내에서는 해당 사항이 없지만 도시 진입 구간이나 통과 도로 구간에서는 이러한 편중 현상이 확연하게 발견되는 곳이 많다. 한쪽 방향으로 음식점이나 상가들이 줄지어 있는 곳들이 그런 이유이다. 특히 주유소 같은 시설은 입지 선정에 방향성이 매출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다. 얘기가 빗나간 감이 있지만 어쨌든 방향으로 인해 발생되는 환경의 변화는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중에도 우리의 삶에 상당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주차 얘기를 해보자.

차량의 우측통행 때문에 도로에서 진행하다가 주차를 하기 위해 진입을 하려면 우회전을 해서 들어가야 한다. 진출을 위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주차장에서 빠져나와 도로로 진입하기 위해서도 우회전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주차장의 출입구 위치와 주차장 내에서 차량의 순환 방향이 결정이 된다. 주차장의 입구는 차량을 진행하면서 들어 가야할 목표물을 인식 있어야 하기 때문에 교차로 가까이 두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교차로를 건너거나 우회전 또는 좌회전을 해서 진행 했을 자칫 입구를 지나칠 있기 때문이다. 건물의 부지가 여러 개의 도로에 접해 있을 넓은 도로가 아닌 좁은 도로에서 주차 출입이 되도록 권장 하는 것도 차량의 속도와 교통 체증을 방지하고 안전을 확보 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 주차장 진입을 위해서는 우회전 진입이 필요 하기 때문에 차량 감속이 필요하게 된다. 대로변에 주차장 입구가 설치되는 경우 감속 차량들로 인해 추돌 사고나 교통 체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는 주차장 출입구가 설치 가능한 구간을 지정하는 경우도 많은데 지정 위치를 보면 교차로나 횡단보도에서 이격 위치임을 있을 것이다.

주차장 내에서도 우측통행 세계의 질서는 여전하다. 만일 주차장에 진입해서 왼쪽 방향, 시계방향으로 순환되는 주차 동선을 계획했다면 어떻게 될까? 진입과 동시에 좌회전이 필요하게 되고 주차장에서 나가는 차량은 도로 진입을 위해 우회전을 해야 하므로 들어오는 차와 나가는 차가 교차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자칫 충돌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운전자를 제외한 차량에 타고 있는 승객은 우측으로 하차를 하게 되는데 시계방향으로 차량이 순환하다가 정차하게 되면 양방향 차로인 경우 승객은 차에서 내려 차로를 건너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보통 주차장에서 차량의 순환 동선은 시계 방향으로 계획을 한다.  시계 방향으로 순환하는 동선은 주차장 출입구에서 진입 차량과 진출 차량의 동선 교차 또한 막을 있으므로 시계 방향의 주차장 차량 동선은 주차 계획의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이런 이유로 호텔 출입구나 병원 출입구 앞의 회차 승강장은 어김 없이 반시계 방향의 차량 동선과 함께 일방 통행으로 계획되어 있다. 차에서 내려 들어가는 건물의 출입문 또한 입구는 오른편, 출구는 왼편으로 설치하는 것이 타당하다. 출입구의 위치가 바뀌면 들어가고 나오는 사람들이 충돌하거나 동선이 교차되어 혼잡이 야기되며 심지어는 나오는 문으로 들어가는 사람이 생겨 문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진행 방향으로만 문이 열리게 놓았다면 오른쪽이 들어가는 문이라고 무의식 적으로 착각하여 나오는 문으로 들어가려 하다가 문이 열리지 않아 스스로 문에 부딪히는 상황도 생기게 된다

복잡하게 생각할 없이 기억하자. 차량 진행의 동선은 반시계 방향이다.

 

다음으로 주차 계획을 생각해야 것이 보행자 동선과 차량 동선의 분리이다. 줄여서 보차분리 라고 한다. 보차분리란 최대한 보행자 동선과 차량 동선이 교차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말하는데 보통 부지의 외곽 으로 차량이 순환하도록 차량 동선을 확보하고 보행자는 부지 내부에서 움직이는 형식으로 동선을 분리 시킨다. 부지 외곽으로 순환되는 동선을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주차장을 분리하여 각각의 차량 출입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이때도 주차장의 위치는 부지의 경계 쪽으로 붙여 보행자 동선이 교차 되지 않도록 유의 하여야 한다. 이런 경우 대부분 주차장은 도로에서 가까이 부지 경계에 근접하도록 위치를 잡게 되는데 불가피 하게 부지 내부의 건물까지 차량이 접근하여야 하는 경우도 있다. 물건의 하역이나 노약자 또는 장애인의 승하차 등을 위해 부재 내부로 차량이 진입할 필요가 있는 경우인데 이럴 경우에도 최대한 주차장에서 외곽부 차량 동선을 확보하여 승하차 공간이나 하역장 까지 진입할 있도록 하여야 보행자와의 동선 간섭을 최대한 막을 있다. 단지 계획형 부지로 부지의 규모가 크고 부지 전체에 여러 동의 건물들이 배치 되는 경우에는 도로측 주차장 배치와 보행 만으로 건물들에 접근이 무리가 있을 있다. 때는 부지 내부까지 차량이 진입 하여야 하므로 부지 도로가 계획되어야 하는데 이럴 경우에는 어디선가 반드시 차로를 건너야 건물로 접근할 있는 상황이 발생한다. 때도 부지 도로 횡단을 최소화 있도록 고민 해야 하며 횡단이 필요한 곳에 반드시 횡단보도를 설치하여 보행자의 안전을 꾀하여야 한다. 언더패스 도로나 육교, 연결다리 등을 계획하여 횡단시 차량과 보행자가 교차되지 않도록 장치하는 방법도 적극적으로 검토 보아야 한다.

이처럼 우측통행 문화에서 살고 있다는 이유로 인해 알게 모르게 개인의 행동 방식을 강요받고 영향받는 일이 참으로 많다. 

불과 11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좌측통행 문화였다. 우측통행 이었던 보행방식을 좌측통행 으로 바꾼것이 1906년 이었다. 그러던 것이 2009년 4월 29일을 기하여 우측통행 문화로 다시 전환하게 되었다. 

 

보행자의 좌측통행 방식이 국제적 흐름에 맞춰 우측통행으로 전환된다. 우측통행이 정착되면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심어놓은 좌측통행문화가 88년만에 바로 잡히는 셈이다.

29일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제12차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토해양부(장관 정종환)는 우측통행의 새로운 보행문화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보행의 편의, 심리적 안정성, 국제관행을 고려해 우측통행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중략-

한국 최초의 근대적 규정인 1905년 대한제국 규정(가로관리규칙 제6조)에서는 우측통행을 규정하고 있었으나 1921년 조선 총독부가 도로취체규칙(개정)(조선총독부령 제142호)에 의해 일본과 같이 좌측통행으로 변경함에 따라 현재의 좌측통행 관행이 시작됐다. 우측통행이 정착되면 조선총독부가 심어놓은 좌측통행이 88년만에 막을 내리게 된다.

<2009-04-29 14:55 뉴데일리>

 

기사의 제목은 '일제가 심은 좌측통행,88년만에 끝낸다' 였다.

일제의 잔재를 청산한다는 의도가 컸던 단행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와 함께 세계 표준을 따라 글로벌 화에 편승하겠다는 명분도 있었다. 취지와 명분이야 어떠했건 정책을 통해 관습화 된 문화와 규범을 일순간에 바꿈으로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많은 혼란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선한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일심단결하여 정부정책에 적극 참여하였고 그렇게 오늘 2020년에는 오른쪽 문화속에서 잘 적응하며 살아 가고 있다. 한민족의 정서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역사의 단편인 통행 규범의 변천 과정을 이해하고 지금 우리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바라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아울러 이 글을 통해 국민 생활과 환경의 질적 향상을 위해 건축문화를 일구어 가는 건축가들의 의무와 책임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지금을 사는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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