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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100미터의 고지에 온전히 나 홀로 자연과 함께 머물 수 있었던 특별한 경험.

구릉을 넘어 한순간에 사라지는 저녁노을.

쏟아지는 은하수의 경이로움.

휴먼스케일을 벗어나 버린 풍력발전기가 미친듯 불어닥치는 광풍속에서 만들어내는 괴기스런 소리.

그리고 아침. 지평선 위로 떠오르는 어제만난 반가운 태양.

 

자연은.

 

그렇게 변함없이 같은 일상을 보내면서도

단 한순간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평온한 풍경,

바람소리,

햇빛,

영상처럼 빠르게 흐르는 구름,

지나치리 만큼 밝은 달빛,

쏟아져 내릴 듯 빛나는 별빛.

 

그자리에 멈춰 선 듯 살아 움직이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그 속에 묻혀 있어도 지루하지 않은 이유이다.

가난한 내 영혼을 숨기려 하지 않아도 그저 있는 그대로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좋은 친구같은 거다.

 

자연은.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찾기 위해서는 여러가지가 필요하다.

추위를 이겨내는 인내가 필요하다.

홀로 남겨졌다는 두려움을 극복할 용기가 필요하다.

찾아올 시간에 대한 희망과 믿음이 필요하다.

그 순간을 온전히 느끼기 위한 절실한 바램이 필요하다.

나에게 찾아올 아름다운 그 순간을 위해 기다림을 즐거움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긍정심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지나가고 나서야 비로소 나에게 그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삶은 우리에게 용기를 주지 않는다.

용기는 우리가 만들어 내는 것이다.

우리가 용기를 낼 때 삶은 비로소 우리에게 돌아서 미소 짓기 시작한다.

 

- 지금을 사는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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