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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ton's cradle 의 진자운동은 시간이 지나면서 에너지를 잃고 결국은 정지하고 만다.

시작할 때와 같은 에너지로 무한히 움직이는 것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중력, 마찰력, 탄력 등 움직임을 방해하는 온갖 것들로 인해 처음 가졌던 에너지가 서서히 빠져나가 결국은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멈춰버린 진자가 다시 운동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진자를 끌어 올리는 힘이 필요하다.

나의 탁자위에 놓인 Newton's cradle. 내 손에 의해 진자운동이 시작되면 나의 영혼도 움직이기 시작한다.

히데스가 시지프스에게 바위를 산 위로 굴려 올리는 형벌을 내린 것은 바위를 굴려 올리는 육체적인 고통을 주려는 것이 아니었다. 고통은 희망없는 영원한 반복에서 온다. 

인간에게 가장 잔인한 일은 더 이상 살아갈 이유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살아 갈 수 있는 것은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희망은 내일이고 미래이며 살아갈 이유이다. 
거대한 바위를 산 꼭대기까지 올려놓고 나서 원래의 자리로 굴러 내려가는 바위를 바라 보아야 하는 허망함. 다시 그 바위를 굴려 올라와야 하는 육체적 고통을 상상해야만 하는 괴로움. 하지만 지혜로운 인간 시지프스는 끝도 없는 노동의 형벌 속에서도 희망을 찾았을 것이다. 그는 산밑으로 굴려 떨어져 멀어지는 바위를 보며, 다시 올려 놓아도 굴러 내려올 바위를 굴려 올리며 과연 어떤 희망을 떠올렸을까?

조물주는 천지를 창조하고 난 후 빛과 어둠을 만들어 낮과 밤이 존재하게 했다. 바다와 땅이 드러나게 하고 땅과 하늘을 나누었다. 풀과 나무를 만들고 하늘과 땅 바다에 살아가는 모든 생물을 만드셨다.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본떠 이들을 다스릴 인간을 만드셨다.
전지전능한 신이지만 인간에게 신의 영역을 벗어날 힘을 준 것은 실수였다.
그 힘을 우리는 '자유의지' 라고 부른다.
인간은 주어진 자유의지로 선악과를 선택하고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죄를 지었다.
'원죄'.
시지프스에게 주어진 형벌 처럼 인간은 창조주로부터 영원히 반복되어 멈추지 않을 형벌을 받았다. 아이를 낳고 영원히 일하고 늙고 병들어 죽어야 하는 형벌이다. 

시지프스는 우리의 자화상이다.
우리 중 어느 누구도 자신의 희망을, 꿈을 이룰 수 있을 지 확신할 수 없다. 두렵고 실패하고 좌절의 실패에 몸부림 쳐도 다시 일어나 도전하는 힘은 우리의 '자유의지' 에서 솟아 난다. 
생노병사의 형벌은 지치고 좌절하는 고통의 인생을 가져다 준다.
이유도 모르게 주어진 삶과 그 속에서 일어나는 희노애락에 휩쓸리며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오늘도 숙명적 형벌에 맞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우리에겐 영원한 고통의 형벌 속에서 희망을 찾아내는 유일한 무기가 있다.
'자유의지' 로 하는 '선택' 이다.
영원히 바위를 굴려 올리면서 욕설을 해댈지 노래를 부를지, 죽을 힘을 다해 굴려 올린 바위가 까마득한 산 밑으로 굴러 내려갈 때 허탈함에 눈물지을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환호를 할지 선택은 온전히 나의 자유의지에 달렸다.
내게 주어진 삶이 내 선택이 아니었다고 복수하듯 살아갈 것인지, 운 좋게 찾아온 내 삶에 감사하며 살아갈지도 선택은 나의 몫이다. 기쁘고, 화나고, 슬프고, 즐거운 일들이 내 바램과는 상관없이 일어나지만 형벌이 될지 축복이 될지는 신의 영역이 아니다. 그 부분에서 만큼은 이미 신의 영역에서 벗어나 있는 나 스스로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니까.
나의 '자유의지' 는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멈춰있는 자전거에 올라 타 페달을 밟고 떠날지 그대로 버려두고 터덜터덜 두 발로 걸어갈지도 내가 택할 수 있는 일이다.

뉴튼의 요람이 힘을 잃고 멈추어 갈때 다시 한번 요람을 움직일 수 있도록 힘을 모은다.
요람을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건 단 하나의 진자다.
 
하나의 진자에 온 힘을 집중하자.
그 힘이 방아쇠가 되어 우리의 인생을 다시 움직이게 해 줄 것이다.

그것이 영원히 되풀이되는 신의 형벌일 지라도.

 

- 지금을 사는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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