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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트라공 : 그만 가자.
블라디미르 : 갈수는 없다.
에스트라공 : 왜?
블라디미르 : 고도를 기다려야지.
에스트라공 : 참 그렇지.

이것은 희망이다.

에스트라공 : 무슨일이 있었니?
블라디미르 : 아무 일도 아니다.
에스트라공 : 난 가겠다.
블라디미르 : 나도 가야지.

이것은 절망이다.

에스트라공 : 그럼 갈까?
블라디미르 : 가자.
둘은 그러나 움직이지 않는다.

이것은 집착이다.


자꾸만 기다리고 있다는 현실을 망각하는 에스트라공.
끊임없이 기다림을 상기시켜주는 블라디미르.
두 사람이 나의 내면에 있다.

현실과 타협하는 순간이 온다. 절망의 순간이다.
기다림이 의미 없음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단지 집착의 끈을 놓지 못한것 뿐임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헛된 희망을 내려놓고도 떠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다.
필요한건 단 한걸음. 한걸음만 내딛으면 비로소 나에게 진정 소중한 것들이 보인다.
기다림에서 벗어나면 그때서야 보인다.
내려놓고 나면 그때서야 나의 삶이,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이 뚜렷이 보인다.

오지않는 무언가를 기다리는 맹목적인 희망
영영 오지 않을 것이라는 절망
그러면서도 내려놓지 못하는 기다림에 대한 미련.

이처럼 삶은 희망, 절망, 집착의 연속이다.
좌절과 미련속에 무언가를 기다리며 그 끈을 놓아버리지 못하는 것이 우리 인생이다.

기다림을 그만두었을 때 남겨질 공허가 두려워 반복되는 삶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내려놓는다는 것은 이토록 힘든 것이다.
자유로와 지려면 내려놓아야 한다.
그러면 그것이 그렇게 두려운 일이 아님을 깨닫는다.

- 지금을 사는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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