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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처럼 캠핑을 다닌다.
왜 다니는지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캠핑을 가려고 준비를 할 때도 생각한다. "나는 왜 이 고생스러운걸 뭐가 좋다고 기를쓰고 가려는걸까?"

그러다가 문득 깨달았다 캠핑을 왜 좋아하게 되었는지.

캠핑은 불편하다. 비바람을 막아줄 쉘터를 짓고 여름엔 더위를 막아 그늘을 만들고 바람을 만들고, 겨울에는 추위를 막기위해 난로를 피우고 텐트 내부 난방도 해야 한다.
전기도 끌어다 써야하고 전기가 없는 곳에서는 발전도 해야한다. 화장실이 없으면 화장실도 만들어야 한다.
끼니때가 되면 취사도구로 불편한 식사준비를 해야한다. 식자재 씻으러 개수대까지 다녀야 하고 식사후에도 설겆이감 싸들고 개수대로 왕복을 몇번이나 해야한다. 개수대가 없는 노지에서는 물도 조달해야 한다. 워터저그로 사용할 물을 가지고 가야하고 뜨거운물이 필요하면 필요한 만큼 물을 끓여야 한다. 어두워지면 등을 달아 밝혀야 한다. 집 밖에서의 밤은 상상 이상으로 어둡다. 모든곳이 칠흙같다. 빛이라곤 하늘의 달과 별 뿐이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필요한 것을 모두 준비해야 하니 쉴 틈이 없다. 
장작을 피우고 불이 꺼지지 않도록 화로대에 장작을 넣어 불씨를 유지해야 한다.
여름밤 파리, 모기, 나방, 벌레들 퇴치하기 바쁘다. 모기향도 피우고 기피제도 뿌리고. 

캠핑을 가면 뭐든 거저 되는게 없다.
필요한게 있으면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고된 일이지만 몸이 고달픈 만큼 머릿속은 단순해진다. 
혹자는 먹고 노는게 좋아서 캠핑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쉬기위해 캠핑을 한다.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답답할수록 불편한 캠핑을 하다보면 고된 시간을 보내며 마음을 쉬게 할 수 있어서 좋다.
자연을 보며 생각을 지울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게 좋다. 

멈추지 않는 파도를 보며,
바람에 흔들리며 견디는 나뭇가지들과 나뭇잎들의 소리를 들으며,
흐르는 강물을 보며,
타는 불꽃을 보며,
검은하늘 가득 빛나는 별을 보며.
다른 생각할 여지를 주지도, 멈추거나 움직이는 일에 어떤 부담을 주지도 않는 자연을 바라보며,
그 안에서 비슷한 모양으로 물드는 시간이 편해서 좋다.

내가 캠핑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렇다.
캠핑을 하러 떠나는 발길이 조금은 더 가벼워질것 같다.

- 지금을 사는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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