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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 들끓던 여름이 지나고 바야흐로 청정캠핑의 계절이 왔다.
오토캠핑은 물론이고 백패킹, 해먹캠핑을 즐기면서 오랜시간동안 장비 미니멀화와 사이트 피칭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고민해 오고있다.

생활거점을 청평으로 옮기고 난 후부터 아웃도어 활동빈도가 급격히 늘어났다.
자주 나가고 철수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사이트구축을 빠르고 간단하게 해야 할 필요 또한 절실해졌다.

일단 박지를 정하고 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타프를 치는일이다.
햇빛이 좋은 날에도 비가 쏟아지는 날에도 우선 타프를 치고 햇빛이나 비를 피할 공간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타프는 빠르고 쉽게 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타프를 설치할 때 가급적 폴을 거의 사용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첫째, 번거롭다.
폴을 세우기 위해 스트링과 팩다운이 필요하다.

둘째, 걸리적 거린다.
타프를 몇개의 폴로 지지하느냐는 선택의 문제지만 일단 폴을 세우면 폴과 스트링으로 인해 지나다니는 동선에 간섭이 생기며 스트링이 발에걸려 야간에는 위험요소가 되기도 한다. 
설치하는 폴의 수를 최소화 해도 중앙부 전 후면 2개소인데 타프의 외곽에 세우기 때문에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 사용해 보면 폴을 중심으로 타프공간이 둘로 나눠지게 된다. 타프는 경사면에 따른 높이 차이와 폴의 위치로 방향성과 공간분할이 생긴다.(설명하려면 장황해 지고 어렵지만 경험해본 사람은 이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셋째, 폴이 시야를 가린다.
가느다란 폴대가 가리면 얼마나 가리겠는가...생각이 들겠지만 실상 내가 가장 폴 설치를 피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창틀로 쪼개진 창과 전면창의 차이랄까? 특히 경관이 좋은곳에서는 개인적으로 폴에의해 시야가 쪼개지는 것을 극혐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타프에 폴을 세우는 것을 싫어한다.
가이라인(guyline) 과 스트링 만으로 타프를 설치하면 빠르고 매우 간단하게 할 수 있다. 위에 열거한 모든 번거로움과 불편이 해결된다.
단, 전제조건이 있다. 가이라인을 걸 2그루의 나무가 필요하다.
스트링 타프설치는 이 나무를 기준으로 방향이 결정된다. 핵사타프보다 랙타타프를 쓰는 이유는 활용도, 방향성, 가변성 면에서 탁월한 잇점이 있기 때문이다.

타프를 칠때 중요한 원칙

  • 타프가 땅에 닿지 않도록 유지한 채 설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 땅에 닿지 않도록 유지하면서 가이라인을 빠르고 쉽게 걸 수 있어야 한다.

아래 사진처럼 타프와 가이라인을 한 세트로 만들어 두면 현장에서 신속하게 설치하는데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가이라인텐셔너에 샥코드로 루프를 만들어 달아준다./ 가이라인을 걸어줄 때 사용할 카라비너는 코드들이 엉키고 분실되지 않도록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도 한다. / 샥코드와 가이라인을 그룹핑해서 패킹할 수 있도록 카라비너에 밸크로를 고정시켜 주었다.
타프의 중앙웨빙에는 샥코드+가이라인텐셔너+다이니마 가이라인 을 연결. 패킹시 코드들을 묶어줄 밸크로를 달아주었다. 타프 프리세트는 스네이크스킨에 넣어 하나의 패키지로 만들었다.

타프 웨빙에 샥코드를 연결하는 이유

타프를 치고 밤이되면 기온이 떨어지면서 공기중의 습기가 결로되어 타프와 장비위에 내려앉는다. 
일몰 후 외부에 적치한 장비들은 가급적 타프 아래공간으로 넣어주어야 밤사이 결로수에 젖는것을 방지할 수 있다.

방수천이지만 타프 또한 습기의 영향을 받는다. 습기를 머금게 되면 방수천이 팽창되어 타이트하게 쳐 놓았던 타프가 축 처져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처럼 기온 변화에 따라 생긴 결로의 영향으로 타프가 팽창하게 되고 일출 후 햇빛을 받으면 다시 수축한다. 
수축하고 팽창하는데 가이라인이나 팩다운에 사용하는 코드들은 인장강도는 높지만 탄성이 없기 때문에 타프가 팽창하여 처지면 줄을 당겨 팽팽히 해 줘야 하고 수축하면 줄의 인장력을 다시 줄여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이런 번거로움 때문에 그냥 처지면 처진대로 참는다. 
이런 타프의 수축 팽창에 대응하기 위해 샥코드를 타프와 가이라인이나 스트링 사이에 넣어주는 것이다.
처음 타프를 칠 때 샥코드가 최대로 늘어나도록 가이라인을 당겨서 설치한다. 타프의 팽창이 일어나면 늘어나 있던 샥코드는 탄성에 의해 원래 길이로 돌아온다. 타프의 늘어난 길이를 샥코드의 탄성길이가 흡수하는 거다.
타프가 수축팽창하면 샥코드가 팽창수축 하여 설치시 스트링에 주었던 원래의 텐션을 고수하여 타프가 팽팽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해준다.

스네이크 스킨(Snake skin) 의 효과

스네이크 스킨에 타프셋을 넣어 가지고 다니면 엄청나게 편해진다.
설치하는 동안 타프를 바닥에 내려놓을 필요가 없어진다. 다양한 지면 컨디션에 타프가 오염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먼저 스킨의 한쪽에서 가이라인을 한쪽 나무에 걸어준다.
그다음 다른 나무로 가서 스킨의 반대쪽 가이라인을 걸어준다.
스킨을 벗겨내면 가이라인에 달린채로 타프가 펼쳐진다.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타프의 엣지부분을 패킹하거나 스트링을 당겨 나무에 걸어주면 끝이다.

가이라인(Guyline) 에 카라비너를 사용하면

가이라인을 나무에 걸 때 카라비너를 사용하면 신속할 뿐 아니라 철거할 때, 다른 나무로 옮겨 걸 때 매우 편하다.
가이라인 끝에 후프를 만들어 나무둘레로 두른 뒤 후프에 가이라인을 관통시켜 걸 수도 있는데 이 방법은 변경이나 철거할 때 가이라인의 다른 한쪽이 자유로와 지지 않으면 안된다. 이게 필드에서 겪어보면 은근 불편한 상황이 많다. 
그래서 가이라인 반대쪽의 자유 여부와 상관없이 나무에 걸고 풀고를 할 수 있는 카라비너 사용이 편리하다.

가이라인 텐셔너 vs. 스토퍼

스트링의 텐션조절은 스토퍼로도 충분하다.
단, 가끔씩 겪는 불편함인데 스트링의 길이 때문이다.
스토퍼는 조절할 수 있는 길이가 스트링 길이의 1/2 이다. 조절범위 내에서 사용할때는 문제없다.
하지만 나무의 간격이 항상 일정하지 않고 지면의 조건 또한 일정하지 않다. 긴 스트링이 필요할 때도 있고 짧은 길이가 필요할 때도 있다.
의외로 스토퍼로 텐션을 조절할 때 난감한 상황을 자주 겪는다.
짧은 길이로 고정해야 하는데 스트링의 길이가 너무 길어서 스토퍼를 끝까지 옮겨도 텐션이 나오지 않는 경우다. 이럴땐 부득이 스트링을 풀러 길이를 줄이고 다시 설치해서 텐션을 잡아야 한다.
반대로 거리가 멀어서 준비된 스트링으로 해결이 안되는 경우다. 이 경우 스트링을 연결하여 길이를 연장해서 사용하는데 문제는 스토퍼로 텐션을 줄 때 스트링 연결부분에 걸려 더이상 텐션을 줄 수 없는 경우를 만날 때다. 이 때는 연결부가 최대한 스토퍼 반대쪽 끝에 위치하도록 위치를 옮겨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스트링의 길이가 충분히 여유가 있어야 하고 현장에서 스트링을 적정 길이로 만들어야 한다.
이러다 보면 이쪽 풀고 다시 연결하고 하다가 시간 다 보낸다. 현장에서 줄 조절 하는일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다.
악천후 상황이기라도 하면 이런저런 조절 다 귀찮아지고 이 상황까지 오면 팽팽한 스트링은 포기. 날아가지만 않는데 만족하는걸로 마감해야 한다. 텐션이 부족하니 타프는 처지고...물먹으면 더 처지고...해먹에 누으면 타프가 코를 덮는 웃픈 상황이 생긴다.
그렇다고 마냥 긴 스트링을 준비한다 해도 현장에서 줄 길이를 조절하는일은 피할 수 없다. 
준비해 간 긴 줄을 사이트에 절대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얘기했듯 스토퍼의 길이조절 범위는 줄 길이의 1/2 이기 때문이다. 

가이라인 텐셔너를 쓰면 스토퍼를 사용할 때의 문제를 한방에 해결 할 수 있다. 
스토퍼가 지닌 단점인 길이의 1/2 조절범위 제약을 없앤 제품이다. 매우 사소해 보이지만 현장에서 체감되는 효과는 엄청나다.
준비된 줄의 길이, 나무간의 거리 이런거 신경 안써도 된다.
어떤 사이트 조건에도 문제없게 줄을 매우 넉넉한 길이로 준비하면 된다.
텐셔너는 줄의 길이 상관없이 텐셔너를 통한 줄을 당겨주기만 하면 무제한 길이 조절이 되기 때문이다. 
제약도 없고 사용법도 간단하다. 이정도면 가이라인텐셔너 홀릭에 빠질 지경이다.

여기까지 타프 사전준비를 마치면 어떤 사이트를 가게되어도 걱정할 것이 없다.
수풀이 우거진 곳이건, 단차가 있는곳이건, 자갈과 바위가 뒹구는 곳이건 나무 두 그루만 있는곳이면 어디서고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나무에 타프를 걸고. 해먹을 걸고. 끝이다.
텐트의 제약과 설치의 번거로움을 알고 있다면 해먹캠핑의 가벼움과 편의성의 매력에 빠져 절대 헤어나오지 못할 거다.

-지금을 사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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